전체 글34 벤저민 그레이엄의 '미스터 마켓'을 만난 뒤, 저는 주가창을 끄기 시작했습니다 한때 저는 하루에도 몇 번씩 증권사 앱을 켜서 주가창을 확인하는 게 습관이었습니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점심시간에, 심지어 화장실에서도 무의식적으로 앱을 켰습니다. 주가가 조금만 빠져도 하루 종일 신경이 쓰였고, 조금 오르면 괜히 뿌듯해하며 하루를 보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투자를 하는 건지 주가창에 감정을 저당 잡힌 건지 구분이 안 될 정도였습니다. 이런 습관에 제동을 건 건 벤저민 그레이엄의 '미스터 마켓' 비유를 읽고 나서였습니다. 그레이엄은 주식시장을 매일 찾아와 주식을 사거나 팔라고 제안하는 조울증 걸린 동업자에 비유했습니다. 어떤 날은 기분이 좋아서 터무니없이 비싼 값을 부르고, 어떤 날은 겁에 질려 말도 안 되게 싼 값을 부른다는 겁니다. 중요한 건 이 동업자의 기분에 휘둘릴 필요가 없다는 .. 2026. 8. 19. 워런 버핏의 '20번만 구멍 뚫을 수 있는 카드' 이야기가 제 매매 습관을 바꿨습니다 2년 전쯤, 제 증권사 앱의 거래 내역을 우연히 한 달 단위로 쭉 훑어본 적이 있습니다. 한 달에 매수·매도를 합쳐서 30건 넘게 거래한 달이 수두룩했습니다. 스스로는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숫자로 보니 그냥 뇌동매매를 하고 있었던 겁니다. 수수료와 세금을 빼고 나면 남는 게 별로 없었던 것도 그때 처음 계산해봤습니다. 그 무렵 워런 버핏의 오래된 인터뷰 하나를 우연히 읽게 됐습니다. 학생들에게 강연하면서 이런 얘기를 했다고 합니다. 평생 딱 20번만 구멍을 뚫을 수 있는 카드를 나눠주고, 그 카드에 있는 구멍을 다 쓰면 더 이상 투자를 할 수 없다는 규칙이 있다면 어떻게 하겠냐고요.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말 확신이 드는 기회에만 구멍을 뚫으려 할 거라는 게 요지였습니다. 매매.. 2026. 8. 18. 다들 '죽은 자산'이라던 금(金)을, 제가 포트폴리오에 꾸준히 담는 진짜 이유 몇 달 전 회사 선배와 점심을 먹다가 포트폴리오 이야기가 나왔는데, 제가 금 ETF를 10% 정도 들고 있다고 하니 "그거 배당도 안 나오고 그냥 죽어있는 자산 아니냐"는 말을 들었습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금은 이자도, 배당도 없고 스스로 돈을 벌어다 주지 않습니다. 저도 처음 GLD를 담을 때 비슷한 의문을 가졌습니다. 제가 금을 편입하기 시작한 건 2022년 하반기, 미국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던 시기였습니다. 당시 주식과 채권이 동시에 빠지는 걸 보면서 "분산투자를 한다고 담아둔 채권이 왜 주식이랑 같이 떨어지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때 알게 된 게 주식과 채권의 상관관계가 항상 마이너스인 건 아니라는 사실이었습니다. 금리가 급등하는 국면에서는 둘 다 같이 흔들릴 수 있다는 걸 실제 계좌.. 2026. 8. 17.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신고, 첫 해에 250만 원 날릴 뻔했던 사연 작년 5월, 홈택스에서 양도소득세 신고 화면을 처음 열었을 때 손이 떨렸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2023년 한 해 동안 해외주식을 정리하면서 실현한 수익이 대략 2천만 원 정도였는데, 세율이 22%라는 걸 알고는 머릿속으로 대충 400만 원 넘게 세금을 내야 하는 줄 알고 미리 겁부터 먹었습니다. 문제는 세율 계산이 아니라 신고 기한이었습니다. 해외주식 양도소득세는 매년 5월에 전년도 거래분을 확정신고해야 하는데, 저는 그 사실 자체를 3월 말까지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증권사에서 보내주는 안내 문자를 스팸이라고 생각하고 몇 번이나 무시했던 게 뒤늦게 기억났습니다. 우연히 재테크 카페에서 누군가 신고 마감이 얼마 안 남았다는 글을 보지 않았다면 그해 신고 자체를 놓칠 뻔했습니다. 기한 내에 신고를 못.. 2026. 8. 16. 월 12,000원짜리 배당금을 우습게 봤던 제가, 3년 뒤 계좌를 보고 놀란 이유 2023년 3월, SCHD를 처음 10주 샀을 때 들어온 첫 배당금은 12,300원이었습니다. 세전도 아니고 세후로 딱 그 정도였습니다. 그날 점심에 회사 앞에서 먹은 국밥 한 그릇 값도 안 되는 돈을 보면서 속으로 '이걸 왜 하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었던 게 아직도 기억납니다. 유튜브에서 배당주 투자로 월세 받듯이 산다는 영상을 보고 혹해서 시작했는데, 현실은 커피 한 잔 값어치도 안 되는 입금 문자였습니다. 그 뒤로 반년 정도는 계좌를 거의 열어보지 않았습니다. 매달 월급날 자동으로 소액씩 매수되게 설정해두고는 신경을 꺼버린 겁니다. 사실 반쯤은 관심이 식어서였고, 반쯤은 잔고를 보면 또 실망할 것 같아서 일부러 피한 것도 있습니다. 그 사이에 배당금이 들어오면 배당금 재투자(DRIP) 옵션을 켜놓은.. 2026. 8. 15. 다들 위험자산만 담을 때, 제가 포트폴리오의 30%를 채권에 넣어둔 이유 저는 작년까지만 해도 "채권은 은퇴 앞둔 부모님 세대나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30대에 채권을 들고 있으면 수익률을 스스로 깎아 먹는 거라고 믿었죠. 실제로 2023년, 2024년 미국 증시가 랠리를 펼치는 동안 제 계좌에서 TLT 비중은 계속 눈엣가시 같았습니다. 주식은 20% 넘게 오르는데 채권은 제자리걸음이었으니까요. 생각이 바뀐 건 2025년 여름, 반도체주 조정으로 코스피와 나스닥이 동시에 흔들리던 며칠 때문이었습니다. 그 며칠 동안 제 주식 계좌는 -8%를 찍었는데, TLT를 포함한 채권 비중 덕분에 전체 포트폴리오 손실은 -4%대에서 멈췄습니다. 숫자로 보면 별거 아닌 것 같지만, 그 며칠간 잠을 설치지 않고 버틸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그 30%였다는 걸 그제야 체감했습니다. 레이 .. 2026. 8. 14. 이전 1 2 3 4 5 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