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34 환헤지 ETF가 안전한 줄만 알았던 제가 놓친 비용 해외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할 때마다 환율 변동이 신경 쓰였다. 그래서 언젠가부터 환헤지가 붙은 상품을 우선적으로 골랐다. 환헤지라는 단어 자체가 환율 위험을 없애준다는 뜻으로 들려서, 이것만 선택하면 온전히 기초자산의 수익률만 가져갈 수 있을 거라고 막연히 믿었다. 환노출 상품보다 조금 더 안전한 선택이라고 생각하며 마음 편히 투자를 이어갔다. 그런데 우연히 환노출 버전과 환헤지 버전의 같은 지수를 추종하는 ETF 수익률을 나란히 비교해볼 기회가 있었다. 환율이 크게 움직이지 않은 구간인데도 두 상품의 수익률 차이가 눈에 띄게 벌어져 있었다. 이상해서 찾아보니 환헤지에는 매달 선물 계약을 갱신하는 롤오버 비용과 두 나라 금리 차이에서 발생하는 비용이 꾸준히 깎여 나가고 있었다. 환헤지가 공짜로 위험을 없.. 2026. 8. 25. 피터 린치 "아는 것에 투자하라"를 그대로 따라했다가 깨달은 것 피터 린치의 "아는 것에 투자하라"는 말을 처음 접했을 때 무릎을 탁 쳤다. 복잡한 재무제표를 몰라도, 내가 자주 쓰고 좋아하는 브랜드에 투자하면 된다는 얘기로 받아들였다. 그래서 평소에 즐겨 쓰던 생활용품 브랜드와 자주 가던 카페 프랜차이즈 주식을 아무 고민 없이 담았다. 아는 회사니까 왠지 안전할 거라는 근거 없는 믿음이 있었다. 그런데 1년쯤 지나서 계좌를 열어보니 두 종목 다 손실이 꽤 쌓여 있었다. 생활용품 브랜드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경쟁 심화로 마진이 계속 줄고 있었고, 카페 프랜차이즈는 임대료와 인건비 부담으로 신규 출점이 둔화되는 상황이었다. 매장에서 느낀 친숙함과 실제 회사의 재무 상태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였다는 걸 그제야 알았다.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라는 사실이 좋은 투자처라는 근거는.. 2026. 8. 24. 월배당 20%에 혹해서 산 커버드콜 ETF, 1년 지나고 보니 월배당 20%라는 숫자를 처음 봤을 때 눈을 의심했다. 커버드콜 전략을 쓰는 ETF였는데, 매달 따박따박 20%에 가까운 배당수익률을 준다는 게 믿기지 않으면서도 솔깃했다. 은퇴 후 현금흐름을 고민하던 시기라 별다른 의심 없이 꽤 큰 금액을 넣었다. 통장에 매달 배당금이 꽂히는 걸 보면서 한동안은 정말 잘 산 것 같다는 뿌듯함까지 느꼈다. 그렇게 1년 넘게 보유하다가 문득 총수익률이 궁금해져서 계산기를 두드려봤다. 배당금만 따로 떼어놓고 보면 확실히 쏠쏠했는데, 기초지수 상승분과 ETF 가격 하락분을 같이 놓고 보니 이야기가 달랐다. 같은 기간 지수를 그냥 사서 묻어뒀을 때보다 총수익률이 오히려 낮았다. 매달 들어오는 배당금에 취해서 정작 중요한 전체 수익률은 한 번도 제대로 확인해보지 않았다는 걸 그제.. 2026. 8. 23. 연금저축펀드 5년째 넣어보고 알게 된 세액공제의 함정 연금저축펀드에 돈을 넣기 시작한 지 벌써 5년째다. 처음 가입할 때 가장 크게 끌렸던 건 세액공제였다. 매년 연말정산 때 몇십만 원씩 환급받는 걸 보면서 이렇게 좋은 걸 왜 이제야 알았을까 싶었다. 그런데 5년을 넣어보고 나서야, 세액공제라는 혜택 뒤에 생각보다 큰 함정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가장 크게 체감한 건 중도해지 시의 세금 구조였다. 급하게 목돈이 필요해서 일부를 해지해야 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동안 세액공제 받은 금액과 운용 수익에 대해 기타소득세 16.5%가 그대로 부과됐다. 매년 받았던 공제 혜택이 사실은 면제가 아니라 과세 이연이었다는 걸 그때 제대로 실감했다. 당장 눈앞의 환급액만 보고 좋아했던 지난 몇 년이 조금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 또 하나 놓치고 있었던 건 55세 이후 연금.. 2026. 8. 22. 월세 받는 기분으로 산 리츠, 금리 인상기에 배당컷 맞고 배운 것들 몇 년 전부터 월세 받는 기분을 느끼고 싶어서 리츠(REITs)를 조금씩 사 모았다. 처음 산 건 미국 리테일 리츠 한 종목이었는데, 배당수익률이 6%대라는 숫자만 보고 별다른 고민 없이 결정했다. 매달 들어오는 배당금을 확인하는 재미가 쏠쏠했고, 실제로 부동산을소유한 것 같은 기분도 들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금리가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리츠는 대출을 끼고 부동산을 사들이는 구조라 금리에 유난히 민감하다는 걸 그때는 몰랐다. 조달 비용이 늘어나니 순이익이 줄고, 배당도 줄어드는 흐름이 이어졌다. 실제로 보유하던 종목 하나가 분기 배당을 10% 넘게 삭감했다는 공시를 봤을 때는 꽤 당황스러웠다. 월세처럼 꾸준히 들어올 줄 알았는데라는 생각이 순진했다는 걸 그제야 깨달았다. .. 2026. 8. 21. 하워드 막스가 말한 '2차적 사고', 저는 이렇게 써먹고 있습니다 작년 하반기, 다들 곧 금리 인하가 시작될 거라며 성장주 비중을 늘리라는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들려왔습니다. 재테크 카페에도, 유튜브에도 비슷한 논조의 콘텐츠가 넘쳐났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 흐름에 휩쓸려서 몇몇 성장주 ETF를 담을까 진지하게 고민했습니다. 그런데 문득 '다들 이렇게 생각한다면, 이미 주가에 다 반영된 거 아닌가'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 무렵 하워드 막스의 투자 메모 모음을 읽다가 '2차적 사고(second-level thinking)'라는 개념을 알게 됐습니다. 1차적 사고는 "이 회사는 좋은 회사니까 사야 한다"처럼 단순한 결론입니다. 2차적 사고는 "이 회사가 좋다는 건 다들 알고 있다. 그럼 얼마나 좋은지, 그리고 이미 주가에 얼마나 반영돼 있는지, 남들과 다른 내 생각은 무.. 2026. 8. 20. 이전 1 2 3 4 ··· 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