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TF 자산배분 전략

월배당 20%에 혹해서 산 커버드콜 ETF, 1년 지나고 보니

by IRAKing 2026. 8. 23.

월배당 20%라는 숫자를 처음 봤을 때 눈을 의심했다. 커버드콜 전략을 쓰는 ETF였는데, 매달 따박따박 20%에 가까운 배당수익률을 준다는 게 믿기지 않으면서도 솔깃했다. 은퇴 후 현금흐름을 고민하던 시기라 별다른 의심 없이 꽤 큰 금액을 넣었다. 통장에 매달 배당금이 꽂히는 걸 보면서 한동안은 정말 잘 산 것 같다는 뿌듯함까지 느꼈다.

 

그렇게 1년 넘게 보유하다가 문득 총수익률이 궁금해져서 계산기를 두드려봤다. 배당금만 따로 떼어놓고 보면 확실히 쏠쏠했는데, 기초지수 상승분과 ETF 가격 하락분을 같이 놓고 보니 이야기가 달랐다. 같은 기간 지수를 그냥 사서 묻어뒀을 때보다 총수익률이 오히려 낮았다. 매달 들어오는 배당금에 취해서 정작 중요한 전체 수익률은 한 번도 제대로 확인해보지 않았다는 걸 그제야 깨달았다.

 

원인을 찾아보니 커버드콜 구조 자체의 한계였다. 콜옵션을 매도해서 프리미엄을 배당 재원으로 쓰는 방식이다 보니, 지수가 크게 오르는 구간에서는 상승분을 온전히 누리지 못하고 상단이 막혀버렸다. 반대로 지수가 빠질 때는 하락을 그대로 맞는데, 배당은 계속 나가다 보니 기초자산 가격 자체가 야금야금 깎여나갔다. 게다가 일반 지수 ETF보다 운용보수도 훨씬 비쌌는데, 배당수익률 숫자에만 꽂혀서 보수율은 제대로 비교해보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커버드콜 ETF를 완전히 정리한 건 아니다. 매달 나오는 현금흐름 자체는 여전히 필요하고 유용하다고 생각해서다. 다만 지금은 비중을 절반 가까이 줄였고, 배당수익률이 아니라 총수익률 기준으로 지수 ETF와 꾸준히 비교하면서 유지할지를 판단하고 있다. 숫자 하나만 보고 크게 베팅하기보다는, 배당과 가격 변동을 같이 놓고 보는 습관이 생긴 게 그나마 얻은 소득이다.

 

이 글은 개인적인 투자 경험을 기록한 것으로, 특정 상품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고배당 상품에 투자하실 때는 배당수익률뿐 아니라 총수익률과 운용보수를 함께 확인하시고, 필요하다면 전문가와 상담하시길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