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철학12 피터 린치 "아는 것에 투자하라"를 그대로 따라했다가 깨달은 것 피터 린치의 "아는 것에 투자하라"는 말을 처음 접했을 때 무릎을 탁 쳤다. 복잡한 재무제표를 몰라도, 내가 자주 쓰고 좋아하는 브랜드에 투자하면 된다는 얘기로 받아들였다. 그래서 평소에 즐겨 쓰던 생활용품 브랜드와 자주 가던 카페 프랜차이즈 주식을 아무 고민 없이 담았다. 아는 회사니까 왠지 안전할 거라는 근거 없는 믿음이 있었다. 그런데 1년쯤 지나서 계좌를 열어보니 두 종목 다 손실이 꽤 쌓여 있었다. 생활용품 브랜드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경쟁 심화로 마진이 계속 줄고 있었고, 카페 프랜차이즈는 임대료와 인건비 부담으로 신규 출점이 둔화되는 상황이었다. 매장에서 느낀 친숙함과 실제 회사의 재무 상태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였다는 걸 그제야 알았다.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라는 사실이 좋은 투자처라는 근거는.. 2026. 8. 24. 하워드 막스가 말한 '2차적 사고', 저는 이렇게 써먹고 있습니다 작년 하반기, 다들 곧 금리 인하가 시작될 거라며 성장주 비중을 늘리라는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들려왔습니다. 재테크 카페에도, 유튜브에도 비슷한 논조의 콘텐츠가 넘쳐났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 흐름에 휩쓸려서 몇몇 성장주 ETF를 담을까 진지하게 고민했습니다. 그런데 문득 '다들 이렇게 생각한다면, 이미 주가에 다 반영된 거 아닌가'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 무렵 하워드 막스의 투자 메모 모음을 읽다가 '2차적 사고(second-level thinking)'라는 개념을 알게 됐습니다. 1차적 사고는 "이 회사는 좋은 회사니까 사야 한다"처럼 단순한 결론입니다. 2차적 사고는 "이 회사가 좋다는 건 다들 알고 있다. 그럼 얼마나 좋은지, 그리고 이미 주가에 얼마나 반영돼 있는지, 남들과 다른 내 생각은 무.. 2026. 8. 20. 벤저민 그레이엄의 '미스터 마켓'을 만난 뒤, 저는 주가창을 끄기 시작했습니다 한때 저는 하루에도 몇 번씩 증권사 앱을 켜서 주가창을 확인하는 게 습관이었습니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점심시간에, 심지어 화장실에서도 무의식적으로 앱을 켰습니다. 주가가 조금만 빠져도 하루 종일 신경이 쓰였고, 조금 오르면 괜히 뿌듯해하며 하루를 보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투자를 하는 건지 주가창에 감정을 저당 잡힌 건지 구분이 안 될 정도였습니다. 이런 습관에 제동을 건 건 벤저민 그레이엄의 '미스터 마켓' 비유를 읽고 나서였습니다. 그레이엄은 주식시장을 매일 찾아와 주식을 사거나 팔라고 제안하는 조울증 걸린 동업자에 비유했습니다. 어떤 날은 기분이 좋아서 터무니없이 비싼 값을 부르고, 어떤 날은 겁에 질려 말도 안 되게 싼 값을 부른다는 겁니다. 중요한 건 이 동업자의 기분에 휘둘릴 필요가 없다는 .. 2026. 8. 19. 워런 버핏의 '20번만 구멍 뚫을 수 있는 카드' 이야기가 제 매매 습관을 바꿨습니다 2년 전쯤, 제 증권사 앱의 거래 내역을 우연히 한 달 단위로 쭉 훑어본 적이 있습니다. 한 달에 매수·매도를 합쳐서 30건 넘게 거래한 달이 수두룩했습니다. 스스로는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숫자로 보니 그냥 뇌동매매를 하고 있었던 겁니다. 수수료와 세금을 빼고 나면 남는 게 별로 없었던 것도 그때 처음 계산해봤습니다. 그 무렵 워런 버핏의 오래된 인터뷰 하나를 우연히 읽게 됐습니다. 학생들에게 강연하면서 이런 얘기를 했다고 합니다. 평생 딱 20번만 구멍을 뚫을 수 있는 카드를 나눠주고, 그 카드에 있는 구멍을 다 쓰면 더 이상 투자를 할 수 없다는 규칙이 있다면 어떻게 하겠냐고요.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말 확신이 드는 기회에만 구멍을 뚫으려 할 거라는 게 요지였습니다. 매매.. 2026. 8. 18. 다들 위험자산만 담을 때, 제가 포트폴리오의 30%를 채권에 넣어둔 이유 저는 작년까지만 해도 "채권은 은퇴 앞둔 부모님 세대나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30대에 채권을 들고 있으면 수익률을 스스로 깎아 먹는 거라고 믿었죠. 실제로 2023년, 2024년 미국 증시가 랠리를 펼치는 동안 제 계좌에서 TLT 비중은 계속 눈엣가시 같았습니다. 주식은 20% 넘게 오르는데 채권은 제자리걸음이었으니까요. 생각이 바뀐 건 2025년 여름, 반도체주 조정으로 코스피와 나스닥이 동시에 흔들리던 며칠 때문이었습니다. 그 며칠 동안 제 주식 계좌는 -8%를 찍었는데, TLT를 포함한 채권 비중 덕분에 전체 포트폴리오 손실은 -4%대에서 멈췄습니다. 숫자로 보면 별거 아닌 것 같지만, 그 며칠간 잠을 설치지 않고 버틸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그 30%였다는 걸 그제야 체감했습니다. 레이 .. 2026. 8. 14. 제가 '전쟁'이 터지자마자 주식을 사기 시작한 이유 (존 템플턴의 역발상 투자) TV에서 속보가 터지면, 저는 조용히 매수 버튼을 누릅니다2020년 3월, 코스피가 1,500선 아래로 무너지던 그날을 기억합니다. 제 계좌에는 선명하게 '-40%'라는 숫자가 찍혔고, 저는 '세상이 망했다'는 공포를 이기지 못하고 결국 손실을 확정하며 투매에 동참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그곳이 역사적인 바닥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월스트리트의 위대한 현인, 존 템플턴 경을 만난 것은 바로 그 뼈아픈 실패와 후회 한가운데서였습니다. 이제 저에게 시장의 '비명'은 '공포'의 신호가 아니라, 일생일대의 기회가 왔음을 알리는 '축포'처럼 들립니다. 오늘은 제가 어떻게 피비린내 나는 시장에서 평정심을 유지하며 기회를 잡게 되었는지, 그 비밀을 공유해 드리고자 합니다.1. 모두.. 2026. 6. 21.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