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몇 년째 배당 ETF를 고를 때 기준은 단순했다. 시가배당률이 높은 순서대로 훑어보고, 그중에서 자산 규모가 크고 거래량이 있는 상품을 담는 식이었다. 배당률 3%대인 상품과 7%대인 상품이 있으면 당연히 7%대를 선택했다. 배당성장 ETF라는 이름의 상품들은 배당률이 2~3%대에 머물러 있어서 눈여겨본 적이 거의 없었다.
그러다 작년에 포트폴리오를 정리하면서 두 상품을 나란히 비교해본 적이 있다. 하나는 시가배당률 7%대의 고배당 ETF였고, 다른 하나는 배당률 2%대지만 매년 배당금을 늘려온 배당성장 ETF였다. 단순히 지금 받는 배당금만 보면 고배당 ETF가 압도적으로 유리해 보였다. 같은 금액을 투자했을 때 받는 배당금 차이가 세 배 가까이 났으니 고민할 이유가 없어 보였다.
그런데 두 상품의 지난 5년 치 배당 이력을 각각 찾아보니 생각이 달라졌다. 고배당 ETF는 배당금이 거의 제자리이거나 오히려 줄어든 해도 있었던 반면, 배당성장 ETF는 매년 5~8%씩 배당금 자체가 늘어나고 있었다. 처음 매수한 가격을 기준으로 계산하는 매입원가 대비 배당률을 직접 계산해보니, 3년 차부터는 배당성장 ETF의 배당률이 고배당 ETF를 따라잡기 시작했고 5년 차에는 오히려 앞서고 있었다. 지금 당장의 배당률만 비교하던 방식으로는 이런 흐름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는 걸 그제야 알았다.
이 사실을 확인한 뒤 기존 포트폴리오를 조금 손보았다. 고배당 ETF 비중을 전부 걷어내지는 않았지만, 신규 매수 자금의 절반은 배당성장 ETF 쪽으로 돌리기로 했다. 당장 눈에 보이는 현금흐름이 줄어드는 게 아쉽긴 했지만, 5년, 10년을 놓고 보면 배당금이 꾸준히 불어나는 쪽이 은퇴 이후 생활비 계획을 세우는 데 더 안정적이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배당 ETF를 고를 때 지금 당장의 숫자만 보고 판단했던 게 얼마나 좁은 시야였는지 이번에 다시 느꼈다. 배당률이라는 숫자 하나에만 꽂혀 있으면 정작 중요한 성장성이나 지속가능성 같은 부분은 놓치기 쉽다는 걸, 직접 표를 만들어보고 나서야 체감했다.

이 글은 개인적으로 ETF를 비교하며 겪은 경험을 정리한 것으로, 특정 상품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배당 이력과 수익률은 과거 데이터이며 미래 수익을 보장하지 않으니, 투자 결정은 본인의 판단과 책임하에 신중히 하시기 바랍니다.
'ETF 자산배분 전략'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환헤지 ETF가 안전한 줄만 알았던 제가 놓친 비용 (8) | 2026.08.25 |
|---|---|
| 월배당 20%에 혹해서 산 커버드콜 ETF, 1년 지나고 보니 (2) | 2026.08.23 |
| 월세 받는 기분으로 산 리츠, 금리 인상기에 배당컷 맞고 배운 것들 (4) | 2026.08.21 |
| 다들 '죽은 자산'이라던 금(金)을, 제가 포트폴리오에 꾸준히 담는 진짜 이유 (1) | 2026.08.17 |
| 다들 위험자산만 담을 때, 제가 포트폴리오의 30%를 채권에 넣어둔 이유 (8) | 2026.08.14 |